최근 수십 년간 해운은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이 우선이었다. 화주는 국적보다 운임과 서비스를 보고 선사를 선택했고, 필요한 선복은 글로벌 시장에서 조달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Red Sea 사태, Hormuz 불안, 미·중 갈등까지 이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운임이 오르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생겼다. 정작 필요할 때 자국 화물을 실어 나를 선박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이다. 각국이 다시 해운을 바라보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화물을 움직일 배를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부터다.
제조업에서 시작된 변화 — ‘가장 싼 공급망'보다 ‘끊기지 않는 공급망'
비슷한 변화는 제조업에서 먼저 나타났다. 과거에는 생산비가 낮은 국가에 공장을 두는 Offshoring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핵심 산업을 자국이나 우방국에 두려는 Reshoring·Friend-shoring이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공장만 다시 가져온다고 공급망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반도체·배터리를 자국에서 생산해도 원자재와 완제품을 운송할 선복을 외국 선사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해상운송이 막히는 순간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결국 제조능력뿐 아니라 운송능력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해운도 단순한 운송서비스가 아닌 경제안보와 공급망을 떠받치는 전략자산으로 다시 평가받고 있다.
각국은 이미 ‘자국이 통제할 수 있는 선복'을 늘리고 있다
이 변화는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India는 Bharat Container Shipping Line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Sudan은 한때 사라졌던 국영선사 Sudan Line을 다시 출범시켰다. South Africa도 국영선사 설립을 재검토하고 있다.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다. Australia는 정부가 직접 선사를 운영하는 대신 비상시 활용할 수 있는 Strategic Fleet를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민간 선박을 기반으로 국가가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Strategic Commercial Fleet를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think tank와 의회에서 이어지고 있다 형태는 달라도 목적은 같다. 평소에는 시장에 맡기되, 위기 때는 국가가 사용할 수 있는 선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선복 전략자산화의 경로 — 공급망 재편의 논리가 해운으로 확장
자유무역·오프쇼어링
비용과 효율성이 최우선
공급망 충격 발생
COVID · 전쟁 · 미중 갈등
제조업의 전략산업화
Reshoring · Friend-shoring
해운도 전략자산으로 재인식
“필요할 때 배를 확보할 수 있는가?”
국가선대 논의 확대
국영선사 · Strategic Fleet
국가가 다시 배를 사기 시작했다
국가선대 확대가 해운시장에 던지는 질문
자료: 각국 정부·의회 발표 및 주요 외신 보도 종합
국가는 왜 다시 해운에 들어오려 할까
최근 국가들이 해운을 다시 직접 챙기려는 배경에는 두 가지 가치가 겹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경제적 가치다. 코로나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과정에서 해운은 높은 운임과 수익을 창출하며 단순 운송업 이상의 산업적 가치를 보여줬다. 더 중요한 하나는 전략적 가치다. 위기 상황에서 원자재와 에너지, 식량, 자국 수출화물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선복은 이제 국가의 공급망과 경제안보를 지탱하는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결국 국가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인 동시에, 필요할 때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운송능력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해운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한 셈이다.
문제는 모두가 동시에 배를 늘리기 시작할 때다
국가마다 국영선사와 Strategic Fleet를 만들고, 이를 위해 신조선 발주까지 늘린다면 글로벌 해운시장은 다시 공급확대 경쟁에 들어갈 수 있다. 컨테이너 해운은 이미 비슷한 경험이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사들이 규모의 경제와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대형선을 경쟁적으로 투입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빠르게 늘었고, 결국 운임 하락과 수익성 악화, Hanjin의 파산과 대규모 M&A·통합으로 이어졌다. 국가선대 경쟁이 새로운 선복 경쟁으로 이어진다면, 과거의 공급과잉이 다른 모습으로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더욱 어려운 것은 국영선사가 ‘배를 빼는 순간'이다
민간 선사는 적자가 지속되면 감편·계선·서비스 철수로 비교적 빠르게 대응한다. 반면 국가선대는 수익성뿐 아니라 고용, 전략물자 수송, 국가안보, 자국 화물 보호라는 정책목적까지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시장이 나빠졌다고 곧바로 서비스를 줄이기 어려울 수 있다. 민간선사는 수익성이 나지 않으면 공급을 줄인다. 그러나 국가선대는 수익성이 나오지 않더라도 전략적 이유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런 선복이 늘어난다면 불황기에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속도도 과거보다 느질 수 있다.
결국 넘어야 할 벽은 기존 선사의 ‘규모'
새 국영선사가 시장에 들어오는 것과 살아남는 것은 다른 문제다. 기존 글로벌 선사들은 이미 대규모 선대와 항만 네트워크, 얼라이언스, 터미널,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 신규 국영선사가 이들과 경쟁하려면 초기 선박투자뿐 아니라 적정 운항 규모에 도달할 때까지 장기간 적자를 감수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 지원을 등에 업고 진입하더라도 충분한 화물과 네트워크를 확보하지 못하면, 신규 진입 → 공급 증가 → 운임 경쟁 → 적자 누적 → 정부 부담 확대 → 구조조정·합병·퇴출이라는 과거 국영선사들의 경로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국가가 배를 가지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문제는 그 배가 시장에서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느냐인 것이다. 국가선대의 귀환이 새로운 해운 경쟁력을 만들지, 또 한 번의 공급과잉을 만들지는 결국 ‘전략성'과 ‘상업성' 사이의 균형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닐까. 국가전략으로서는 이해되지만, 유지와 존폐를 결정하는 해운산업의 경제논리는 항상 냉정한 법이다.
민간 선사 vs 국가선대 — 같은 시장, 다른 작동 원리
구분
민간 선사
국가선대 (국영선사 · Strategic Fleet)
보유 목적
수익 극대화
수익 + 공급망 · 경제안보 등 전략적 가치
공급 확대 유인
시황과 수익성 판단
국가 간 경쟁 · 정책 목표 → 동시다발 확대 가능
불황기 대응
감편 · 계선 · 철수로 신속한 공급 조절
고용 · 전략물자 · 자국화물 고려로 축소 지연
생존 조건
규모 · 네트워크 등 시장 경쟁력
정부 재정 지속성 — 미달 시 구조조정 · 합병 · 퇴출
주요 주간 글로벌 뉴스
미국 7월 수입 4.5% 증가 … 조기 성수기 종료 우려에도 수요 견조
250만TEU 넘어서며 예상 밖 반등…중국발 물량 7.2% 증가해 1년 만에 최대
글로벌 해운 전문매체 Container News는 Descartes의 최신 Global Shipping Report를 인용해 미국의 7월 컨테이너 수입량이 250만8,310TEU로 전월 대비 4.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수입시장은 관세 인상을 앞둔 선제 선적과 조기 성수기로 물량이 6월에 정점을 찍고 7월부터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 수입수요는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7월 물량은 전년 동월보다는 4.3% 감소했으나, 2026년 1~7월 누적 수입량은 전년 대비 0.9% 감소하는 데 그쳐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중국발 수입은 87만3,129TEU로 전월 대비 7.2% 증가하며 2025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미국 전체 수입의 34.8%를 차지했다. 상위 10개 수입국 물량도 전월 대비 4.9% 늘었다. 항만별로는 Long Beach가 15.8%, Houston이 19.9% 증가했으며 미국 서안항만의 수입 비중은 45%까지 확대됐다. 조기 선적 종료 이후 수요 급락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과 달리 계절적 소비수요가 물동량을 지지했고, 유통업체의 재고 보충 수요까지 이어질 경우 하반기에도 일정 수준의 수입 물량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미주항로의 성수기 수요 역시 당초 예상보다 길게 이어질지 주목된다.
중국 금융정보매체 Xinhua Finance는 Shanghai Shipping Exchange 자료를 인용해 8월 10일 Shanghai Export Containerized Freight Index(SCFIS) 유럽항로가 3,383.88로 전주 대비 3.9% 하락한 반면, 미서안항로는 3,646.37로 3.3%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중국발 컨테이너 시장에서도 목적지에 따라 운임 방향이 뚜렷하게 엇갈린 것이다.최근 유럽항로는 앞선 성수기 수요가 진정되면서 운임 하락 압력이 나타나는 반면, 미주항로는 예상보다 견조한 수입수요와 선사들의 선복 조절이 운임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Xeneta 역시 8월 초 유럽행 운임은 하락하고 미국행 운임은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항로별 차별화를 예상했다. 특히 이는 중국의 전체 수출수요만으로 운임 흐름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일한 중국발 화물이라도 항로별 투입 선복과 선박 운항계획, 성수기 시점, 현지 재고수요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운임시장도 전체 지수 방향보다 개별 항로의 수급 균형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운임 분화'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출처 — Baodautu.vn
중국 동부항만 재개 본격화 … 진짜 리스크는 ‘선박 몰림'
Shanghai 접안대기 7~10일 이상 전망…항만 정상화 이후에도 체선·스케줄 차질 지속
글로벌 물류기업 SEKO Logistics는 태풍 Dolphin의 영향에서 벗어난 Shanghai와 Ningbo-Zhoushan Port가 단계적인 운영 재개에 들어갔지만, 공급망 리스크는 오히려 항만 재개 이후 본격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hanghai 주요 터미널은 폐쇄 이전에도 선박 대기시간이 4.4~8일 이상에 달했으며, 재개 이후에는 대기선박이 한꺼번에 입항하는 ‘vessel bunching'으로 접안 대기가 7~10일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터미널 야드 점유율도 75~90% 수준으로 높은 상태다. Ningbo-Zhoushan에서는 태풍 기간 800척 이상의 상선이 안전수역으로 이동한 만큼 운영 재개 후 선박이 집중되면서 부두 배정과 하역 순서 조정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항만이 다시 문을 여는 것만으로 선박 스케줄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밀린 선박이 연속 입항하면 체선과 야드 적체, 트럭 대기뿐 아니라 이후 기항지의 도착 지연과 포트스킵, 환적 연결 차질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SEKO는 중국 동부 항만의 공급망 정상화가 8월 중하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 단기 폐쇄보다 재개 이후 체선 장기화가 더 큰 물류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 전문매체 Container News는 DynaLiners 보고서를 인용해 2025년 전 세계 컨테이너 항만 처리량이 약 10억1,200만TEU로 8% 증가하며 처음으로 10억TEU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100만TEU 이상 항만 171곳의 합산 물동량은 8억8,400만TEU로 6% 증가했다. 반면 100만TEU 미만 중소형 항만은 1억2,830만TEU로 21% 급증해 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100만TEU 이상 항만의 세계 물동량 비중도 89%에서 87%로 낮아졌다.
Shanghai는 5,506만TEU로 세계 1위를 유지했고 Singapore와 Ningbo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동시에 Aqaba·Dar es Salaam·Vizhinjam 등 12개 항만이 새롭게 100만TEU 항만에 진입했다. 이는 글로벌 컨테이너 물류가 초대형 허브에 집중되는 동시에 생산기지 이전과 신규 항로 개설로 중소형 게이트웨이에도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별 화물 흐름도 더욱 다변화되는 모습이다. 향후 선사들의 기항지 구성과 피더망에서도 중소형 항만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일본 물류 전문매체 Logistics Today는 Keihin의 2026년 4~6월 국제물류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8% 감소한 38억700만엔, 영업이익은 58.1% 줄어든 1억5,500만엔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회사 전체 매출도 109억2,300만엔으로 11.0%, 영업이익은 7억2,700만엔으로 22.3% 감소했으며, 국제물류 부문의 수출차량 해상운송 취급량 감소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중국발 자동차 운송 증가와 항만 혼잡에 더해 환경규제에 따른 선박 감속, 중동 정세 불안으로 우회항로 운항이 장기화되면서 자동차운반선 선복 부족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수출차 해상운송뿐 아니라 선내·연안 하역 물량도 감소했다. 반면 복합운송과 프로젝트 화물, 유럽행 위험물 항공운송은 증가했지만 자동차 물류 감소를 상쇄하지 못했다. 이번 실적은 중동 우회와 항만 적체, 선복 부족이 단순한 운항 지연을 넘어 일본 자동차 수출물류업체의 실제 취급량과 수익 감소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항로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자동차 제조사의 선적 일정뿐 아니라 항만 하역과 완성차 물류 전반에도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7개월 교역액 6,590억달러 돌파·PMI 52.9…태풍·미국 관세에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
베트남 산업무역부 물류정보포털은 2026년 7월 베트남 물류시장이 제조업과 수출입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7월 베트남의 수출입 총액은 6,59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7월 제조업 PMI도 신규 주문 증가에 힘입어 52.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화물운송과 창고·보관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FDI 유입과 생산기지 확장으로 산업용 부동산과 현대식 물류시설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다만 3분기에는 물동량 자체보다 운송비와 공급망 안정성을 흔드는 외부 변수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강도가 높아지는 태풍과 이상기후가 해상·항공운송에 차질을 줄 수 있으며, 미국의 새로운 Section 301 관세 역시 화주의 조달·수출 계획과 물류비 관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항로 변경과 운송 지연이 발생하면 추가 운임뿐 아니라 재고와 창고비용까지 확대될 수 있어, 베트남 물류시장은 수요 성장세는 유지되지만 Q3에는 기상·관세 리스크가 실제 비용을 결정하는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